학원을 다니면서 주로 배웠던 것은 BASIC이라는 프로그램 언어였습니다. 어쩌면 그때는 컴퓨터를 배운다는 것과 BASIC programming은 같은 의미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막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중학생에게 programming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영어단어 철자도 제대로 못외우는 사람이 BASIC명령어를 외워서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무료하게 컴퓨터를 배우고 있던 어느날, 컴퓨터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동안 배운 것에 대해 시험을 실시하겠다." - 학원 선생님
물론 모두들 말도 안된다며 웅성웅성 항의를 하기 시작했죠. 그런 우리들의 소란을 조용히 잠재운 선생님의 한마디.
"시험 성적이 좋으면, computer game을 하게 해 주겠다." - 학원 선생님
아니, 내가 그 동안 사용해 오던 시시해 보이는 컴퓨터에 그런 기능이 있었다니... 어쨌든 그리 나쁘지 않은 시험성적이 나온 덕에 8 비트 컴퓨터로 게임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나처럼 이런 순서로 자판을 누르면 assembly mode로 변경됩니다. 그런 다음 내가 준 casette tape에서 원하는 게임을 불러와서 1시간 동안만 게임을 하겠습니다." - 학원 선생님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assembly라는 것도 program language중 하나더군요. BASIC에 비해서는 배우기가 조금 어려운 것이 단점이지만, assembly로 작성된 game은 그런대로 재미 있었습니다. 이날 이후로 computer에 대한 열정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면서 computer로 할 수 있는 기능들을 배우기 위해 참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면서 학교 공부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학업성적이 떨어지면서 부모님으로부터 특단의 조치가 내려지게 됩니다. 다름아닌 computer와의 단절이었죠.
이렇게 시작된 암흑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갈 때 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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